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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여행, 튈르리 정원 산책. 크레페 먹으며 총총, 점심 레스토랑 이야기여행 #유럽/파리__Paris 2017. 12. 14. 16:38
파리 여행 튈르리 정원 산책 루브르 가기 전에 지나갈 수 있는 튈르리 정원. 덕분에 도시 중심을 멀리 벗어 나지 않고도 아름다운 정원을 산책하며 머무르는 동안의 계절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봄의 기운 가득 담을때쯤이 방문하기에는 가장 좋겠지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랴. 파리 인것을!
샹젤리제 거리에서 부터 계속 직진하면 튈르리 정원에 다다른다. 여기서 또 계속 직진하면 루브르 박물관. 파리의 유명 관광 포인트를 보면서 산책하는 코스로 딱이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튈르리 정원으로 산책하며 만난 크레페 노점. 멀리서 부터 모락 모락 피어나는 연기 때문에 단박에 크레페구나 싶었다. 따끈따끈 부드럽고 달콤한 크레페의 유혹은 그냥 받아드려야 한다.
크레페는 안에 들어가는 토핑이나 스프레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많이 먹는건 누텔라 스프레드. 이 날은 밤맛을 선택했다. 달콤하게 조려진 밤을 으깬 스프레드가 크레페 사이사이 발라져 있어 고소하고 달콤한 맛. 개인적으로는 휘핑크림이 한겹 발라져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여튼 밤맛 크레페라니 흔치 않은 맛의 경험일세. 사실 크레페가 맛있기 때문에 안에 뭐가 들어가든 맛있다. 파리 여행 중 눈에 보이는 크레페 가게가 있다면 꼭 시도해 보길! 어떤 조합이든 맛있다.
크레페 물고 총총 걷다보니 튈르리 정원이다. 11월의 정원은 여기저기 단풍이 들었다. 정원 안에는 곳곳에 의자가 놓여 있어 맘껏 쉬다 갈 수 있다. 천천히 칠링하기 딱. 날이 더 따뜻 했다면 앉아서 내리쬐는 햇살을 한껏 묻혔을텐데.
초 여름의 튈르리 정원. 가을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난 확실히 봄, 여름의 정원이 좋았다. 그냥 걷기만 해도 온몸으로 파리의 계절이 흡수되는 느낌이다. 한국에선 본적 없는 꽃들을 구경하는것도 재밌고.
걷다 쉬다 천천히 산책하다 보니 점심시간이다. 공원 내에 있는 레스토랑에 제법 사람들이 많은걸 발견하고는 메뉴를 살펴봤다. 점심 메뉴를 비롯한 각종 메뉴들이 간단히 먹기 괜찮아 보였다.
내부로 들어서자 유리로 된 천장에서 쏟아지는 파리 가을하늘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완전 횡재! 튈를리 정원 안에 이렇게 그럴듯한 레스토랑이 있었다니. 내부가 이렇게 예쁘다니요. 이렇게 우연치 않게 찾아 들어간곳이 맘에 꼭 들때 너무 행복하다.
밖에도 좌석이 많은걸 보니 자동으로 상상된다. 봄, 여름에 이곳에 들러 파라솔 밑 그늘에 앉아 커피나 한잔 하면서 튈를리 정원 안에서 파리의 계절을 만끽 했으리라. 이렇게 또 다음 여행 때 할 일이 생겨버린다.
샌드위치 종류가 꽤 다양했는데, dried steak 라고 표현된 재료가 궁금해서 시켜본 메뉴. 노릇하게 토스트 된 빵에 콤콤한 치즈가 녹아들고 두께가 꽤 있는 살짝 말린듯한 고기가 들어가 있었는데, 이거 이거 맛있다.
뒤에 보이는 핸드메이드 버거가 정말 먹을만 했는데 버거 번, 빵이 어찌나 찰지고 고급지던지. 빵만 먹어도 맛있는것... 버거 패티도 굿. 가격대는 디쉬당 12~20 유로 정도.
가게 주인 아저씨 얘기를 좀 해야겠다.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 서빙을 하는 레스토랑이나 커피숍을 많이 만나게 된다. 들어서자 마자 맞아 주는 느낌도 다르다. 그 분들 모두에게 가게의 세월이 녹아 있다.
이곳의 주인 아저씨도 그랬다. 6살 정도 돼보이는 아들과 들어온 여자가 가게를 두리번 거리다 주인에게 무엇인가를 물었다. 불어였고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메뉴 중 무엇인가를 묻는듯 했고 그는 설명해주는듯 했다. 잠깐의 얘기 끝에 여자가 가게를 나서려 하자 등을 부드럽게 톡톡 두드리며 잘가라고 배웅해 주는것을 보고 가게 이미지가 더 좋아지던 차였다.
식사가 끝났다. 결제 하겠다 하니 아까 그 주인 아저씨가 온다. 맛있게 잘먹었냐는 둥의 이야기를 하며 영수증에 사인을 하니 거기에 내 전화번호도 적으란다. 이탈리아에서나 흔한 이런 아저씨 농담을 파리에서 겪으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저씨와 몇마디 농을 주고 받은 뒤 일어서자 등을 톡톡 두들겨 주며 잘 가란다. 마치 알던 사람 보내는 느낌이다.
이렇게 여유와 위트가 넘치는 주인아저씨나 웨이터를 만나면 머나먼 타지에서 잠깐이지만 인정(人情)을 느낀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 진다. 여행객에게는 현지인의 이런 작은 친절이 그날 하루를, 크게는 그 나라의 추억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기억은 혼자 만들 수 있지만 추억은 누군가와 함께 만들어 내는것이기에.
나중에 이탈리아 아저씨들 이야기도 꼭 써야겠다. 너무 재밌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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