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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여행, 아침의 로마 비오는 시내 산책여행 #유럽/로마__Rome 2017. 12. 19. 17:02
로마여행 아침의 로마 비오는 시내 산책 여행의 하루를 만드는데는 날씨가 많은 부분을 좌우 한다. 좋은 날씨를 만나면 하루종일 돌아 다니는 여행길에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받는 느낌. 기분 좋은 햇살과 적당한 바람, 낮은 습도. 위를 올려다 보면 파랗고 유독 높아 보이는 유럽 하늘. 양지에 있으면 타오르는 햇볕에 몸을 맡길 수 있고 그늘에 가면 시원 하게 몸을 뉘일 수 있는 그런 날씨.
평소에도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여행지에서의 날씨는 더 민감해 지곤 한다. 피곤 하고 멍한 아침 숙소를 나섰을때 만나는 날씨가 밝고 경쾌하면 바로 급속충전 되는 느낌이다. 조금 더 일찍 나서는 아침이라면 이른 시간 특유의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신채 눈을 감고 몇 걸음 발을 떼기도 한다. 상쾌한 공기를 온전히 들이마시고 나면 어제의 나는 없고 지금의 나만 있다.
< 일어나자마자 빈속에 물과 과일 먹기를 좋아한다. 비타민이 몸 속으로 바로 흡수 되는 느낌 이랄까>
천천히 로마 시내를 돌아볼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메트로를 타고 Spangna역에 내려 펼쳐지는 로마 골목을 목적없이 돌아다녔다. 아침에도 맑은 날씨가 아니라 우산을 가져가 말아 하며 고민했었는데 점심먹으러 앉아 식사를 하려 하니 비가 온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길거리를 메우고 있던 여행자들은 당황하기 시작하며 어딘가로 들어갔다. 게중 보란듯 여유롭게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들고 가던 길을 계속가는 그들은 매우 프로페셔널해 보였다. 난 그저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앉아 이 광경을 넋놓고 쳐다 보고 있었다.
굵은 빗방울이 적당히 바뀌고 소나기 느낌이 아니라 뭔가 규칙적인 비의 느낌이 돼버렸다.
아 불안하다. 웨이터에게 물어보니 금방 그칠것 같진 않다고 하네.
숙소에 두고 나온 우산이 낄낄대며 비웃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왜 놓고 왔을까.
< 간단하고 맛있게, 점심은 봉골레 파스타와 화이트 와인 >
< 갑자기 쏟아 지는 비. 나만 빼고 다 우산있어.... >
< 로마 우산장수 >
정말 재밌는게 비가 오기 시작하면 길거리 곳곳에서 우산 장수들이 튀어 나온다. 어디서 다같이 대기하고 있다 골목으로 배치 되는걸까?
빗방울이 얇아질 때까지 와인이나 몇잔 더 마시며 비오는 로마시내를 구경할 참이었는데 귀신같은 타이밍에 내 앞을 지나가는 우산장수. 눈짓만 살짝 하니 테이블로 온다. 보라색 우산을 골랐다. 15유로 였던가.
'내가 너 오늘 살렸다' 같은 표정을 짓고는 유유히 사라지던 그대.
< 오 빗속의 젠틀맨 >
우산도 생겼겟다 비오는 로마 거리가 걷고 싶어 졌다. 길거리는 한층 차분해 졌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적어졌다.
의도치 않게 이쪽이 내가 더 좋아하는 분위기가 돼버렸다.
숙녀쪽으로 기울어진 우산을 보라. 훈훈하다. 멀어져 가는 레이디와 젠틀맨을 뒤에서 바라보며 비오는 로마에서 좋은 사진을 찍었단 생각이 들었다.
2017/12/19 - [로마__Rome] - 여정의 시작. 로마 여행 팁. 콜로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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