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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아침의 파리, 까페로 가자 모닝커피 시간이다 {Paris Cafe, coffee time}여행 #유럽/파리__Paris 2017. 12. 9. 20:57
파리 까페 커피 생마르탱 운하 아침에는 늘 커피가 간절하다. 사실 아침 뿐만이 아닌것 같다. 커피의 향과 맛으로 좋아하는건지 카페인에 중독되어 버린건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커피란 녀석은 특히 아침에 간절하다. 분명히 일어나서 씻고, 먹고, 바깥공기를 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하나 놓치고 있는것 같은 이 기분을 커피가 아니면 뭘로 채우란 말인가!
실내 난방을 잘 하지 않는 유럽에선 가을, 겨울 잠자리가 생각보다 많이 춥다. 보통 라디에이터로 방안 공기를 데우는 방식인데 보일러와 전기장판으로 따뜻하게 지지듯 지내다 라디에이터 한두개 껴있는 방에 있자니 까탈부리는게 아니라 정말 잠자리가 춥게 느껴졌다. 11월 초인데도 말이다. 그렇기에 아침이 평소보다 추가로 뻐근해지곤 한다. 이런 아침일 수록 내 머릿속은 '아...커피...커피...!!' 상태.
이 날도 평소보다 조금 더 뻐근했던 아침이었다. 알람소리에 맞춰 무겁게 눈을 뜨니 분명 8시간을 잤는데도 어딘지 모르게 몸이 개운치가 않았다. 이럴수록 침대에서 나가기가 쉽지 않지만 이런 컨디션이기에 빨리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했다. 생수한잔으로 아침을 깨우곤 창밖을 보며 날씨를 가늠해본다. 오늘 아침은 여러날 중의 파리중에 가장 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어서 밖으로 나가자는 결심이 섰다. 어제 밤에 샤워는 했겠다, 간단하게 양치질과 세수만 하고 나와 메이크업을 하는데 얼굴이 여간 부은게 아니다. 만두같다.
11월 14일쯤의 파리의 날씨는 꽤 쌀쌀하다. 화이트셔츠에 니트를 레이어드하고 캐시미어스카프를 넓게 두른뒤 트렌치 코트를 입었는데도 코끝이 쎄 했다. La chapel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Republic 역에서 내렸다. 이번에는 꼭 가보리라 했던 생마르탱 운하가 있는 동네. 아침 산책으로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여행 전 검색해 본 몇몇 사진에서 완벽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 이곳은 아침공기가 딱일것 같아'
<생 마르탱 운하>
< 우연히 들어선 골목에서 발견한 예쁜 까페. 바로 들어가고 싶은걸 참고 다시 걸었다. >
가볍게 나온 아침 산책길에 우연치 않게 발견한 로컬 느낌 가득한 까페가 주는 기쁨이란, 나한테 이 느낌은 세일하는 매장에서 내가 원하는 디자인에 사이즈까지 있는 옷을 찾은 느낌일 수 있고, 친하지 않은 직장동료로 부터 받은 화장품이 모조리 내 얼굴톤에 받는 경우와 비슷하다. 생마르탱 운하가 있는 곳은 긴 운하를 따라 양 옆으로 다양한 가게들과 까페, 레스토랑들이 있고 주거지역도 있는 곳이다. 운하를 중심으로 걷다가 맘에드는곳을 기웃거리며 구경해도 좋고, 왠지 마음이 끌리는 골목이 있다면 방향을 바꿔보는것도 좋다. 그렇게 어딘지 모르게 끌리듯 들어가 발견한 곳이 이 곳.
< 테이블 마다 놓여있는 잼과 무심한듯 푹 꽂혀 있는 스푼이 정겹다. >
< 분위기 정말 좋다.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의 까페라면 콧방귀도 안뀌었을 것이다. 이 까페를 밖에서 본 순간 바로 들어가고 싶었다. 따뜻한 커피 한잔 하면서 목적없는 그림이나 끄적이고 얇은 에세이 한 권 읽고 싶었다. 그리고 들어선 까페에서 처음으로 따뜻한 파리지앵을 만났다. 까페 주인인지, 종업원 인지 모를 그녀는 나에 어떤 행동도 어떤 것 이상으로 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따뜻함이 있었다. 가게 내부를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았다. 좋은 곳 이었다. 이방인도 금방 마음을 놓고 뻣뻣해진 몸을 편안히 풀 수 있는 분위기가 가게 전체에도, 그녀에게도 뿜어져 나왔다. 이럴 때 너무 좋은 것이다. 어쩌다 까페에 들어섰는데 그 곳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로 내 마음 전체가 따뜻함으로 가득찰때면.
< 테이블에 있던 잼들, 하나는 무화과, 하나는 살구.>
< 복숭아 타르트와 카푸치노 >
까페에는 아침 먹으러 온 가족 한 테이블, 주변 국에서 놀러온 관광객 가족 한 테이블, 브런치를 즐기러 온 현지인들이 있었고 내부에는 다른 음악은 특히 흘러나오지 않았는데 도란도란 들리는 불어가 꽤 괜찮은 BGM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커피와 디저트의 맛이 아주 뛰어나진 않았지만 소박하고 정직했다. 이것으로 충분 했고 내 아침은 풍족했다.
< 화장실에 있던 빈티지한 조명과 여행가방. 주인의 센스가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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