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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논현 이자까야 오뎅바 정든집일상 #Daily life/먹부림__Foodie 2018. 1. 18. 01:04
음식문화에도 당연히 유행이 있고 트렌드가 있다. 예전에 조개구이집이 그렇게 우후죽순 생기더니 없어지고 최근엔 치즈등갈비집이 그렇게 많더니 이제 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사라져가는 음식점중에 하나가 오뎅바다. 번화가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추울때 자주 찾곤 했는데 이젠 왠지 잘 보이지 않는다. 술과 참 잘 어울리는 녀석인데 말이다.
춥고 매서운 겨울날에 들어서는 오뎅바는 계속해서 끓고 있는 오뎅국물로 공간 가득 따뜻한 기운이 가득해 안경에 김이 서려 닦으면서 자리를 찿는다. 바 형식이다 보니 오뎅을 둘러쌓고 모르는 사람과 맞은편, 옆 자리에 앉게 된다. 어떤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정도는 대충 듣게 되는데 나쁘지 않다. 그런 작은 이야기 들이 모여 오뎅바를 가득 채운다.
김이 서린 창문. 이 모습이 너무 그리웠다.
오뎅과 청하가 참 잘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 심심한 오뎅과 독하지 않은 청하는 어딘지 닮아서 편한한듯 조용하게 기분을 돋아준다. 오뎅과 함께 중간중간 따뜻한 국물을 마셔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앉아 있게 된다.
이곳은 적당히 작아 오뎅바 만의 분위기를 맘껏 느낄 수 있고 사장님 두분이서 일을 하시는듯 했는데 주문이나 필요한게 있을 때마다 빠르게 와주셔서 불편함이 없었다.
오뎅의 종류는 4~5가지 정도 되는듯 하다. 퀄리티는 중상. 국물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무와 오뎅을 넣고 진하게 우린 짭잘한 국물 또는 해산물 향이 나는 국물을 좋아하는데, 이곳 국물은 오뎅맛외에는 어떤 풍미는 딱히 느끼지 못했고 국물 끝에 스치는 매콤함이 있었다. 심플하고 깔끔했다. 분명 이런 오뎅국물이 취향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곳은 오뎅외에도 단품으로 시킬만한 메뉴들이 참 괜찮았다. 이런곳 좋다. 소소하고 작은 메뉴들이 적당한 가격에 있는.
술 마실때 음식을 많이 먹는건 부담스러워 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이자까야들을 참 좋아한다.
교자를 시켰다. 내 예상이 맞다면 이건 비비고 만두. 넘나 애정하는 만두인지라 맛있게 먹었다. 역시 요리사가 구워 주는 만두는 다르다. 내가 먹던 그 만두가 아닌 맛.
두번째로 버섯구이를 주문했다. 새송이 버섯과 양송이가 새초롬하니 나왔다.
버섯 구이 다들 자주 먹는 음식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큰 생각 안하고 시켰는데 이게 왠일 제일 맛있었다. 참기름+소금에 찍어 먹으면 입안가득 참기름의 고소함과 버섯의 달콤 쫄깃함! 분명 내가 알고 있는 그것인데 이렇게 제대로 만들어 먹은적은 없는 느낌인 그런 기분이다. 버섯에게 이상한 배신감을 느끼며 한조각도 남기지 않았다.
정든집 메뉴판. 다양한 사케류와 간단한 안주들.
처음 방문에 너무 만족해 일주일 텀을 두고 또 방문했더랬다. 청하와 오뎅을 먹고 또 버섯구이를 먹었다. 우리가 오뎅바의 마지막 사람들이었고 1시에 문을 닫는다는 사장님의 말에 얼른 코트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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