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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오스트리아 비엔나 빈 여행 (숙소 에어비앤비)여행 #유럽/빈_Wien 2018. 3. 2. 03:14
비엔나는 맘에 드는 에어비앤비가 많아서 가기 전부터 행복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다른 유럽국들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살짝 낮은 가격도 한 몫 했다. 그 중 천장이 높고, 창문이 많은 에어비앤비가 눈에 쏙 들어와 예약하게 된 곳.
도착한 에어비앤비는 겉으로 봤을때 보다 안으로 들어서자 아주 오래됐음을 알 수 있었다. 캐리어를 끌고 윗층으로 올라가는 길 어둡고 오래된 분위기가 어딘지 다니던 초등학교 복도를 떠올리게 했다. 오래된 성당 같기도 했다. 높은 천장에서 느껴지는 웅장함과 세월이 엄청난 무게감이 있는 압도적인 건물이었다. 꾸며지지 않고 투박하고 무뚝뚝한 것이었고 저녁이 되면 켜지는 조명은 희미했다. 이런 분위기는 완전히 처음이다. 사람에 따라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분위기였건만 나에겐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스트리아의 세월 속에 잠깐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이곳은 여러명의 호스트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예약할 때 계속 이야기 하던 호스트가 아닌 엄마 또래의 쿨한 아주머니가 왔다. 캐리어 드는것을 도와주며 가볍게 수다를 떨다 보니 도착할때 굳어 있던 긴장이 풀어진다.
거실
여태껏 마주친 많은 에어비앤비 중 여행 관련 자료는 단연코 제일 잘 갖춰저 있는 곳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면 거실 쇼파에 앉아 여행 책들을 이것저것 들춰보는 것도 재미 였다.
게스트를 위한 다양한 책과 DVD.
유럽의 집들은 보통 열쇠로 열고 닫는다. 나라별로 다른 크고 묵직한 옛날 열쇠들을 만나는 것도 에어비앤비의 재밌는 점이다. 열쇠를 넣고 돌리는 방향이나 횟수가 다 다르기 때문에 문을 열고 닫는 방법을 전해 듣는것이 호스트와 헤어지기 전 꼭 하는 일. 그렇게 전해 들어도 적응하기 까지 하루 이틀은 외출할 때마다 버벅거린다.
퀸사이즈의 크고 넉넉한 침실. 침실 옆에는 드레스룸과 화장실이 이어져 있었다.
거실과 침실에 있던 커다란 창문이 좋았다. 맞은 편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아침과 밤을, 일상을 마주하는 것이 좋았다.
입구에 있던 엔틱한 의자가 너무 예뻐 오자마자 탄성이 나왔다. 오래되었지만 견고하게 만들어져 어디 하나 망가진 곳이 없었고 그간의 세월동안의 손길로 닿는 곳마다 반질 반질 윤이 났다. 누군가와 긴 시간 함께 하며 길들여진 가구는 다른 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가구 이상의 것이고 성격이나 기운이 있는것도 같다.
이 것이 지나온 세월에 포함되고 싶은 마음에 지나가는 손님 일지라도 고운 헝겊 찾아다 닦아 주었다.
지금 처럼 곧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길 바라며 가구에 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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