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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여행의 시작 두오모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여행 #유럽/피렌체__Firenze 2018. 1. 19. 02:41
피렌체. 너무 사랑하는 도시라 차가운 키보드에 손가락 힘을 빌려 몇자 적자니 가슴이 벅차올라 몇 번을 미루었다.
오래된 작은 골목 사이사이로 두오모가 등장했을 때. 그 장면이 아직도 너무 생생하다. 충격적인 아름다움이라 그때의 그 느낌이 십년도 지났는데 닭살이 다시 돋을정도로 기억해 낼 수 있다.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이기도 하다. 위치적으로도 주변 도시들을 탐험하기 좋아 이탈리아 여행의 베이스를 삼아 장기간 체류하기에도 좋고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에서 기차로 2시간 내외로 갈 수 있는 위치라 접근성도 편해 이탈리아 여행을 가자 싶으면 주저 없이 고르는 도시이다.
골목 사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두오모.
피렌체 여행의 시작은 산타마리아노벨라 기차역일 것이다. 기차역은 시내 중심에 닿아 있는 터라 도착하는 즉시 도시를 돌아 볼 수 있다. 역에서 나와 걷다 보면 어렵지 않게 두오모를 만날 수 있는데 미처 그것에 도달하기도 전에 길 사이사이로 등장하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홀리듯이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다.
FIRENZE
그날은 방금 떠오른 해가 예쁘게 아침을 비춰주고 있을 때였고 길거리는 이상하게 한산했다. 그다지 이른 아침도 아니었는데. 관광객이 드문 거리를 걷는것은 이토록 유명한 여행지에선 굉장히 어색한 일이나 운이 좋게도 그 시간에는 온전히 나와 그것만이 마주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나와 작은 골목들을 헤매여 마침내 두오모의 전체적인 모습을 눈에 담았을 때 느낀 문화적 충격 이란. 사람이 손으로 만들어 낸것 중 이토록 아름답고 거대한것을 본것은 그 때가 처음인 것이다.
두오모 주변은 항상 레스토랑과 까페, 거리의 연주자들 수많은 관광객들이 있다. 내가 이것을 처음 마주 했을 때가 운이 좋았던거구나 하는 생각이 방문할 때마다 스친다.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두오모.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붉은 돔. 햇볕을 받아 빛나는 하얀 대리석.
두오모를 구성하고 있는 흰색, 초록색, 핑크색의 대리석들은 아직도 어찌나 선명하고 기품이 있는지, 다른곳에서 보고온 건축물이나 유적지들이 좀비 같이 느껴질 정도다.
그냥 두오모 앞에서 피렌체 여행을 끝내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어디 다른데 가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허무하게 만드는 아름다움이었다. 어렸고 처음이었고 순진했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허나 두번째 갔을때도 골목 사이로 두오모가 보이기 시작하자 심장이 두근거리더니 그 앞에 도달하자 넋을 잃게 하는 것이다. 이미 보았다고 내심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던 나를 그날과 똑같은 그 모습으로 가뿐히 제압해 버렸다. 마치 다 잊어버린 '멋진' 옛연인을 길거리에서 다시 봤을때 심장이 지맘대로 움직이는 그런 느낌일까. 그렇게 난 처참히 KO패를 당했다.
계속해서 그 이후로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기차역에 내려 두오모가 보이기 시작하면 20대 청춘을 뒤흔들어 놨던 그날의 그것을 다시 만나러 온 그 아이가 되어 참을 수 없이 설레인다.
가기전에 체크해 보면 좋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두오모) 공식 홈페이지
https://operaduomo.firenze.i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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